-
말로 디버깅Technician 2015. 6. 22. 15:44
고객사이트에서 새 보드 브링업 워크샵을 1주일 하고 돌아왔는데 1주일간 정말 어리 버리 하다가 왔다.
본사에서 각 기술 파트별로 4명 engineer가 오고, 프로젝트 리더가 2-3명 교대로 오고, customer engineer로 기술 파트별로 2-3명이 추가되어서 커스터머와 같이 프로토타입 보드를 Bringup 하는게 워크샵의 목적이었다.
일단 기본기능들은 Basic software로 확인하고, 만일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HW문제인지 SW 문제인지 debugging하고 고쳐야 했다.
그런데 막상 워크삽을 진행하다 보니, 나도 나름 Engineer로 10년 넘게 이바닥에서 굴렀기 때문에 나름 잔뼈가 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Engineer사이들에 대화속도나 생각의 흐름이 너무 빨라서 그 틈에 끼어들 겨를이 없었다.
마치 회전목마가 무지 빨리 회전하고 있는데 그걸 타야 되는 타이밍을 포착하지 못하고 주변만 빙빙 도는 것 같았다.
어쩌다 대화에 끼더라도 보통 내가 말하는 속도가 일반 네이티브의 1/2 속도로 늦기도 하고 버벅되서 그런가, 나중에는 정말 자연스럽게 내가 대화에서 소외되고 있었고 Engineer들끼리 저만큼 다른 곳으로 Debugging 방향을 잡고 달려나갔다. 다시말하면 왕따를 당했다.
내가 상대한 본사 Engineer는 캐나다에서 온 Junior engineer였고, 고객은 독일 bootloader engineer였는데 둘은 Debugging을 정말 속사포 같은 말로 진행하고 있었다. 뭐 Canada engineer가 여기가 문제인것 같은데 여기를 어떻게 하자고 하면, 독일 엔지니어가 바로 그 아이디어에 대해서 자기 생각을 붙이고 다른 아이디어를 더하고, 다시 캐나다 엔지니어가 그 위에 또 모를 더하고 그렇게 한참을 의견 교환을 하다가, 방향이 정해지면 test하고 확인하고, 안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한참을 토론하고.
보통 내가 전직장에서 일할때는 Debugging은 이슈를 담당한 담당자가 혼자 머리를 잡아 당기면서 죽자사자 풀어내야하는 개인의 과제였고, 숭고한 불교의 묵언수행에 가까웠든데, 이건 뭐 Debugging을 이렇게 둘이 짝코딩하듯이 말로 거의 80%를 하고 20%는 coding밑 test로 진행하는건 나는 정말 태어나 처음보는 일이었다.
그리고 또하나 놀란건 두 Engineer의 사고의 속도가 정말로 빨랐다, 옆에서 듣고 있으면 머리돌아가는 소리가 씽씽날 정도로..
그래서 워크샵내 잡다구래한 test들만 도와주고 Engineer들에게 심하게 무시당하다가 돌아왔다, 심하게 자존심만 구긴체.
돌아오면서 내가 회사에서 워크샵을 개판으로 했다고 짤리는거 아닌가 심하게 걱정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워크샵에서 나는 내 두가지 중요한 단점을 확인했는데, 첫번째는 영어 커뮤니케이션 스킬 ,이게 슬로우한 급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번처럼 급박하고 속도감 있는 환경에서는 전혀 쓸모없는 상태였다.
둘째는 소셜스킬 부족, 말이 안되면 인간적인 친분이라도 쌓았어야 했는데, 자존심이 무너지면서 스스로 급소심한 모드로 일관했던듯 하다. 실제로 나는 무척이나 심리적으로 괴로왔다 1주일 내내.
그래서 워크샵에서 돌아온후 제일 먼저한일이 영어 그룹레슨에 가입했다. 영어와 소셜스킬 두개를 잡겠다고.
그리고 워크샵이 별다른 문제없이 잘끝나서 그런가 내가 무시당하던 일을 어떻게 했던 아무도 상관안하는 분위기로 당분간 급하게 잘리지는 않겠다는걸 오늘 출근후 확인했다.
외국에서 생활하기 정말 힘들다 6년이나 생활했으면서도..
반응형'Technici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뷰 후기 (2) 2015.11.01 각 나라별 엔지니어들 몇가지 인상 (1) 2015.10.14 인터뷰 (0) 2015.04.24 Android ALooper/AMessage/AHandler 요약 (0) 2015.03.31 가장어려웠던 Debugging (2) 2015.02.20